1. 자궁회복의 증거, 오로
임신 중에는 자궁내막이 부드럽고 두꺼워집니다. 출산 후에는 자궁이 수축됨과 동시에 자궁내막(탈락막)이 천천히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이때 나오는 분비물이 오로(惡露, lochia)입니다. 오로에는 자궁내막조직과 더불어 자궁 내 남은 혈액과 점액 등이 섞여 있습니다. 출산 후 1주일 내에 배출되는 오로의 양은 약 0.5~1kg 정도입니다.
모유수유를 할 경우에는 옥시토신 분비로 자궁수축이 더 활발하므로 일시적으로 오로 양이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유수유를 한다고 오로가 나오는 기간이 더 짧거나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제왕절개 산모의 경우 보통 자궁수축제를 투여받게 되며, 수술 과정에서 혈액이 많이 배출되므로 자연분만 산모에 비해 출산 후 분비되는 오로 양이 적을 수도 있습니다.
2. 오로 기간별 특징, 오로 나오는 기간
오로는 분만 직후부터 약 한 달간 계속 분비됩니다. 건강한 산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로의 색이 아래와 같이 변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라서 오로의 특징을 잘 관찰하면서 몸이 잘 회복되고 있는지 살펴보면 좋습니다.
1) 분만 후 3~4일 : 적색오로
혈액이 많이 섞여 있어서 오로의 색이 붉은색입니다. 하지만 생리혈과 다르게 점성이 있는 덩어리가 함께 배출되는 것이 특징이며, 생리혈과 비슷한 비릿한 냄새가 납니다. 이 시기의 오로에는 자궁 탈락막과 세포조각, 양수, 솜털, 태지 등이 섞여 있습니다. 분만 후 며칠 동안 갑자기 움직이면 울컥하며 피가 쏟아지기도 하는데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2) 분만 후 10일까지 : 갈색오로
혈액성분이 많이 줄어들면서 분홍색이나 갈색으로 변합니다. 초기와 달리 냄새도 거의 사라집니다.
3) 분만 후 2~6주까지 : 백색오로
분만 후 2주 정도가 지나면 오로의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데 늦어도 출산 후 6주 이내에는 오로가 모두 배출됩니다. 이 시기의 오로는 색이 거의 없거나 백색(크림색)을 띕니다. 자궁점액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3. 이러한 오로는 자궁 문제의 신호일 수 있어요
자궁내막의 상태나 탈락막이 남아있는 정도 등은 개인차이가 있으므로 오로의 양은 산모에 따라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 자궁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야 합니다. 오로이상으로 의심해 볼 수 있는 질병들은 산욕열, 자궁복고부전증, 태반잔류, 자궁내막염 등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자궁수축제를 사용하거나, 세균이 감염되었다면 항생제로 치료하게 됩니다.
<오로 이상 사례 5가지>
1) 한 시간에 한 장 이상의 패드를 필요로 하는 대량 출혈(500ml 이상)이 있을 때는 오로가 아닌 산후출혈일 수 있습니다. 출혈과 함께 열이 나거나, 심장 두근거림, 어지러움, 식은땀 등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다태아나 거대아를 출산한 사례에 더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오로 | 산후출혈 |
산모용 패드에 동그랗게 묻어나며 출혈이 많아도 손바닥보다 크지 않음. | 덩어리 양상의 혈종이 다량 배출되고 산모용 패드가 반 이상 젖을 정도임. |
출산 후 자궁이 배꼽 아래에서 만져짐. | 자궁 수축 부전으로 혈액이 자궁 내에 고이면서 배꼽 위에서 자궁이 만져짐. |
2) 분만 후 2개월이 지났는데도 오로가 계속될 때
3) 오로에서 악취가 날 때
4) 분만 후 일주일이 지나도 붉은 오로의 양이 여전히 많을 때
5) 오로배출이 한 달도 채 안 돼서 끝나버리고 복통이 느껴질 때
4. 오로 관리법
출산 후 몸이 허해진 산모가 약 한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매일 오로를 관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산욕기에는 면역력이 약한 데다가 오로로 인해 외음부에 세균이 번식하기 쉽기 때문에 청결에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됩니다.
1) 패드교체는 수시로
오로 양이 많은 출산 후 3~4일간은 산모용 패드나 팬티형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분비량이 적더라도 패드를 2시간 간격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산모패드는 피부자극이 적고, 흡수력이 좋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오로 양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일반 생리대를 사용합니다.
2) 소변은 규칙적으로
산욕기에는 배변을 참지 않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패드교체를 할 때 되도록 소변을 보도록 하며, 패드 교체 전에 소독솜을 이용해 앞에서 뒤쪽 방향으로 닦아주면 좋습니다.
3) 좌욕 습관
출산 후 좌욕은 오로 제거에 효과가 좋고, 회음부와 항문을 살균 및 소독하고 및 상처회복에도 도움을 줍니다. 좌욕은 하루 2번 10분씩 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5. 출산 후 생리는 언제 시작할까?
수유를 하지 않을 경우, 산욕기 6-8주가 지나면 자궁수축과 오로배출이 완료되고 이전처럼 생리가 시작됩니다. 출산 후 3개월이 지나면 산모 10명 중 약 7~9명은 월경이 시작되고 출산 후 6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모든 산모가 생리를 시작합니다. 모유수유를 한다면 프로락틴이 배란을 억제하기 때문에 생리시작일이 늦춰지는데 대개 출산 후 3~6개월 정도에 시작됩니다. 만일 생리 시작이 산후 4주 이전으로 너무 빠르거나, 출산 후 1년이 지나도 시작되지 않는다면 산부인과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모유수유는 100% 안전한 피임 수단은 아니에요
모유수유 중에 분비되는 프로락틴은 호르몬은 배란을 방해해 임신 가능성을 낮추지만 완벽한 피임방법은 아닙니다. 특히, 출산 후 6개월이 지났고 혼합수유를 한다면 임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따라서 이럴 경우에는 임신가능성을 염두에 두거나, 적절한 인공피임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출산 후 생리, 임신 전 생리와 다른 점은?
1) 출산 후 첫 생리는 무배란성
보통의 생리는 배란으로 시작되지만 출산 후에는 단지 여성호르몬 자극으로 인해 두꺼워진 자궁 내막이 저절로 탈락해 생기는 출혈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출산 후 2/3의 산모는 첫 생리 때 무배란성 월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출산 후 생리통 감소
생리통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골반에 문제가 없다면 대부분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국소 호르몬인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자궁을 강하게 수축해서 자궁경부를 좁게 만드는데, 좁아진 자궁경부를 생리혈과 자궁내막이 통과하며 생리통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출산 후에는 자궁경부의 입구가 이전보다 넓어지고 더 유연해지며 근육도 많아지기 때문에 생리혈과 자궁내막 배출이 원활해져서 생리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출산을 했다고 모든 산모가 생리통이 감소하는 것은 아닙니다. 몸에 해부학적 변화가 심할 경우 오히려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만일 출산 후 없던 생리통이 생겼거나 너무 심하다면 산부인과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3) 불규칙한 생리주기
생리주기가 규칙적이었던 여성도 출산을 겪고 나면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게 변합니다. 이는 몸이 회복되며 호르몬이 임신 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4) 많아진 생리량
출산 후 생리는 임신 전보다 많을 수 있습니다. 특히 출산 후 3회 정도는 출산 후 남아 있던 질 분비물 등이 생리와 같이 나올 수 있어 양이 더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